말콤 글래드웰, <다윗과 골리앗>
우리는 다윗이 어떻게 골리앗을 이겼는지 익히 알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것을 역사-기술적 측면에서 다시 성찰합니다.
다윗이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골리앗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전투를 치루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골리앗은 몇 십킬로가 넘는 갑옷과 창, 칼, 방패를 들고
일대일 보병근접전을 목표로 전투에 임합니다.
그런 전투에서 골리앗을 이길 사람이 없지요.
이스라엘 민족은 모두 공포에 떱니다.
그때 다윗이 나타나 도전합니다.
다윗은 자그마한 양치기 소년이었습니다.
사무엘 왕은 어이가 없어 다윗을 말립니다.
하도 고집을 피우니 내보내긴 합니다.
자기가 입고 있던 갑옷과 무기도 전해줍니다.
다윗은 그 갑옷과 무기를 받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경악합니다. 저 인간은 생각이 있는 거냐?
하지만 다윗은 승리에 대한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는 골리앗의 방법으로 싸울 생각이 애초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창과 칼, 골리앗의 힘이 닿는 거리로 다가갈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에게는 고대의 중요한 전투기법인 투석의 기술이 있었습니다.
투석술은 양치기만 쓴 것이 아니라 당대의 매우 중요한 군사전법 중 하나였습니다.
근접 보병전의 룰이었다면 다윗이 백전백패했겠지만
그것을 투석전의 룰로 바꾸자, 다윗에게 명백히 유리한 싸움으로 바뀌었습니다.
골리앗같이 지나치게 큰 사람은 느리고, 아마 시력도 좋지 않았을 것입니다.
싸움의 룰을 바꾸자 오히려 다윗이 이기지 못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방법은 게임의 룰을 바꾸는 것입니다.
세상의 보편적이고 관습적인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으로 편견없는 방식으로 다시 보고 새로운 방식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이 책의 1장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2장에서는 약점, 부족한 점이 어떻게 사람을 성장시키는가가 나옵니다.
이겨낼 수만 있다면 약점이 없는 사람보다 있는 사람이 더 큰 성취를 이룹니다.
난독증의 변호사는 글을 잘 못 읽기 때문에 오히려 사람들의 다른 메시지(몸짓, 말투 등)을 잘 읽는 능력을 키울 수 있었고, 승률 높은 변호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3장에서는 힘이 있다고 힘으로 밀어붙인다고 다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실패한다는 것, 오히려 용서하고 관용하는 것이 더 힘있는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원칙보다 '오른뺨을 맞으면 왼뺨을 내미는' 원칙이 현실적으로 더 힘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말합니다.
간단하게 정리하느라 몇 가지 핵심을 빼먹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무척 재미있으면서
현실을 다시 성찰할 수 있는 많은 사례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