熒山私說/다큐멘터리의 세계
프로젝트 님
Lovecontents
2014. 7. 1. 14:02
<맨 온 와이어>에 이은 제임스 마쉬 감독의 또 하나의 수작이다.
다큐멘터리를 이렇게 재미있게 찍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영장류의 언어능력을 파악하기 위해 침팬지를 사람처럼 기르는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이름하여 '프로젝트 님'. 이 때 실험대상이 되는 침팬지의 이름이 '님'이다.
사람처럼 자유롭고 쾌적한 환경에서 길러지는 님은 역시 수화도 빨리 익히고 인간 사회에 적응도 잘 한다.
하지만 커갈수록 침팬지의 본능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수컷 침팬지로서 자기를 통제하려는 연구원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연구원들이 심한 상처를 입게 되자, 프로젝트는 중단되고 님은 영장류 연구소로 되팔리게 된다.
님은 그저 자신의 본성을 드러냈을 뿐이지만, 그를 인간처럼 생각했던 사람들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우리 인간과 다른 본성을 만나 두려움에 떨면서 님을 가두고 영원히 격리시킨다.
제임스 마쉬 감독이 하고 싶은 이야기의 핵심이 바로 여기 있는 것 같다.
누군가 우리와 다른 정체성을 드러낼 때 우린 어떻게 반응하는가.
그 당연한 차이에 공포를 느끼고 그를 격리시키고 공격하지 않는가?
다름을 다름으로 놔두지 못하고 획일화하거나 균일화시키려는 폭력이 이 땅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가.
침팬지를 인간화하려던 프로젝트를 통해 자연스러움, 다른 것의 조화라는 깊은 주제를 건드리는 다큐멘터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