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을 건 모든 일들은 아름답다.
더욱이 그것이 세속의 눈으로 볼 때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일 때.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완공되기 직전
건물 사이를 가로지르며 줄타기를 했던 필립 쁘띠의 도전을 다룬 이 다큐멘터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45분에 걸친 아름답고 숭고한 줄타기가 아니었다.
그 도전과 성취의 장면도 아름다웠지만 그 다음 장면,
모든 사람들이 '왜?'라고 묻는 장면, 그러나 쁘띠가 자기의 도전에는 이유가 없다고 말한 장면이었다.
돌아보면 아름다움은 이유가 없는 여백에서 탄생한다.
꼭 해야만 하는 일을 했을 때 그 성취가 아름답기까지 할까?
인생에는 알 수 없는 신비의 영역, 인과관계로는 설명할 수 없는 잉여의 순간이 있게 마련이고
그것이 인생을 아름답게 한다.
적어도 나는 제임스 마쉬 감독이 이 흥미로운 다큐멘터리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그것이라고 생각한다.
죽음의 고비를 넘기며 맞이하는 이유 없는 도전의 아름다움을 보고 싶으면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 된다.
'熒山私說 > 다큐멘터리의 세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로젝트 님 (0) | 2014.07.01 |
---|---|
디스 이즈 잇 (2009) (0) | 2013.10.07 |
볼링 포 콜럼바인 (2003) (0) | 2013.07.04 |
법정 스님의 의자(2012) (0) | 2013.02.20 |
서칭 포 슈가맨(2012) (0) | 2013.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