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돌아가신 아버지 시계가 생각나서, 어머니댁에 들렀다.
홍콩 살 때 사가지고 오신, 40년이 다되어가는 로렉스 시계.
흔들리면 태엽이 감겨서 작동되는 완전 기계식이라, 조금 흔들어주었더니 다시 잘 가기 시작한다.
아, 질긴 인연이다.
통통해진 아버지 손목에 맞춰진 시계를 헐렁한 대로 차고 다니기로 한다.
한 40년 쯤 더 차보고 싶다.
변함없는 아날로그 기계, 지속되는 삶과 세대의 이어짐.
모든 유구한 것들의 아름다움.
시계 하나가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