熒山私說/居村隨筆

가을, 어머니

Lovecontents 2012. 11. 13. 10:56

월요일, 한 방송국에서 자문회의를 마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기 힘들어, 별일 없을 땐 
홀어머니가 계시는 본가로 향하곤 한다. 
책도 보고, 쉬기도 하고.
애써 만들어주신 밥과 반찬을 맛나게 먹는다.
무엇보다 어머니의 얘기를 들어드리려고 한다. 
그렇게 오후를 보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때
현관을 나서는 발걸음이 참 무겁다. 
밖으로 나와 차에 오르면 머리 위가 간지럽다.
아파트에서 어머니께서 내려다보고 계신다.
썬루프를 열어 어머니께 손을 흔들며 엑셀을 밟는다.
어머니가 소녀처럼 웃는다. 
어머니는 차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그렇게 내다보고 계실 터이다. 
썬루프 위로 가을 하늘이 참으로 푸르고, 
마음은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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