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건축가 (2012)
Talking Architect
9.5
이 작품의 의의는 건축의 가치를 일반 관객들에게 감성적으로 잘 전달했다는데 있다.
우리는 한 시도 빼놓지 않고 어떤 건물과 그것이 만들어내는 공간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그 건물의 기능 이상의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의식하지 못한다.
건축이 어떤 고민에 의해 사람들 속으로 들어와야 하는지 생각하기 어렵다.
이 작품은 건축과 인간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탐핵한 정기용이라는 건축가의 삶을 통해
이 점을 새롭게 환기하고 있다.
우리는 그의 말년의 삶과 그 사이에 삽입된 그의 건축 필모그라피를 통해
한국 땅에 인간과 더불어 존재하는 건축이라는 개념을 만나게 된다.
이점은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장점이다.
건축가들이 상당히 철학적이며, 미학 속에 도저한 세계관을 접합시키는 사람들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이 다큐를 통해 그것을 실감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내용들이 죽음을 앞둔 건축가의 모습이라는 감성적 장치를 통해 드러남으로 해서
깊이 있는 내용으로 전달되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의 건축 사례가 좀더 풍부하게 제시되면서
그의 멋진 건축관과 그의 담론들이 어떻게 구체화되었는지에 대해 관객들이 잘 알 수 있게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그의 마지막 전시 준비과정을 보여주는데 쓴 시간을
그의 건축 작품을 내밀히 들여다보는 데 썼어야 했다.
주제의식의 선명함에 비해 그것을 드러내는 전략에서 다소 아쉬웠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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