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량은 죽기 전 군주에게 이렇게 표를 올렸다.
"성도에는 뽕나무 800그루와 메마른 땅 열다섯 이랑이 있으므로
제 자손의 생활은 이것으로 여유가 있습니다.
신이 밖에서 임무를 수행할 때에는 특별히 조달해 줄 필요가 없고,
몸에 필요한 옷과 음식은 모두 관부에서 대 주므로
다른 산업을 경영하여 재산을 만들 필요가 조금도 없습니다.
만일 신이 죽었을 때 저희 집안에 남는 비단이 있게 하거나
밖에 다른 재산이 있게하여 폐하의 은총을 저버리게 하지 않겠습니다."
실제로 그가 죽었을 때 그에겐 불필요한 비축 재산이 하나도 없었다.
이렇게 청렴결백한데다 지혜롭고 성실하게 정치를 폈기 때문에
촉나라 안의 사람이 모두 그를 존경하고 아꼈다.
후대에 나온 소설 삼국지연의에, 제갈량이 과장되게 신출귀몰하는 천재로 서술되는 이유 중 하나가 그에 대한 이런 민중의 사랑 때문이다.
제갈량같은 관료를 만나기란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보통사람보단 나은 관료를 만나고 싶다.
남들이 하는 짓 다 하고, 그보다 더한 짓을 해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권부에 있는데
누가 그 권력을 존경하고 따르겠는가.
총리가 되겠다는 사람이 5개월만에 16억이란 돈을 수임료로 벌고
하루 아침에 11억을 기부하는 현실에서
제갈량의 삶은 그저 쓸쓸한 옛이야기일 뿐이다.